건강해지겠지?

주절일상 | 2010/02/18 01:04 | Dr.Yeom

알러지성 비염으로 매년 봄과 가을에 많은 고생을 하거늘...

진드기에 가장 민감하고, 곰팡이에 보통, 고양이나 강아지 털에 약간 반응한다.


타지 생활에서는 별로 문제가 없는데 유독 집에서만 미친 듯이 콧물이 나는 통에 자주 밖으로 나돌아다녔다.


그동안 이불을 햇볕에 말리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로만 생각했는데,

설날에 장롱 안 이불이 축축하게 젖어 있고 퀴퀴한 냄새가 진동해서 문제의 심각성을 직감.

장롱에 있는 이불을 다 꺼내보니 가관이다.

일부 이불과 장롱 벽에 곰팡이가 펴있는 것이 아닌가?


혹시 벽에 물이 새는 것은 아닌가 싶어 어떡할까 고민하던 차에 기왕 문제를 해결하자 생각해서

옆에 있는 장롱까지 비워 들어냈더니...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내 방이 균사체 작목반이 되어 있었다.

곰팡이가 문제가 아니었다. 버섯이 자라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 포자들이 날아다니니 비염증세를 키우고 싶어서 제사를 지낸 꼴이다.


벽을 닦고 삭은 벽지를 걷어내니 다행히 벽에 균열이 가거나 물이 새는 것은 아니다.

장마철도 아니고 근래에 큰 비가 온 것도 아니니 말이다.


이상하다 싶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를 결로현상이라 한단다.

외부 온도와 실내 온도 차이가 커서 이슬이 맺히는 것으로 주로 단열이 안되는 창틀 주변에 생긴단다.

기가 찬 게 외부와 맞닿은 벽도 아니고 복도와 연결된 벽에 문제가 생긴 것이니,

얼마나 단열에 신경을 안 써서 지었을까?


여기저기 해결방법을 찾아보다가 결국 벽 한 면의 벽지를 전부 들어내고 방수 겸 결로방지 페인트를 칠하기로 했다.

이렇게 내 새해 첫 삽질은 장대하게(?) 시작된 것이다.


새벽 3시까지 벽지에 물을 묻혀서 집에 있는 헤라를 이용해서 전부 벗겨냈다.

그 다음 날 벽 전체에 곰팡이 제거제를 충분히 젖을 정도로 뿌려줬다.

성분이 락스 원액에 가까웠으으로 집 전체에 락스냄새가 진동했고,
 
분무기에서 날려서 묻었는지 눈은 따끔거리면서 충혈되지,

책상은 락스의 염화나트륨 성분 때문에 소금기가 하얗게 앉았다.

한겨울에 창문을 활짝 열고 선풍기를 3대나 틀어대는 곳은 아마 반경 5km 안에 우리 집 밖에 없었을 것이다.

5km 밖에는 KIDC가 있어서 장담하기 어렵다. (이 상황에도 농담이 나오냐?)


2일 정도 지나니 락스 냄새도 거의 날아가고 주문한 것들이 도착했다.


먼저 크랙을 막기 위해 주문한 다용도 수성 실리콘, Zegna(제냐) 결로방지 페인트 2L, 브러쉬.

실리콘으로 크랙과 틈새, 구멍을 막고 말린 후에 페인트를 약간의 물과 섞어 상하 방향으로 칠했다.

2시간 정도 말린 후에 좌우 방향으로 벽 전체에 꼼꼼히 칠해서 페인트가 묻지 않은 부분이 없도록 했다.


흡습제는 물먹는 하마로이드를 사서 흡습과 방향제 효과를 동시에 주었다.

이불장에 4개, 옷장에 2개를 넣어서 충분히 대비하고, 장롱과 벽의 간격을 띄워서 통풍할 수 있도록 했다.


소요 시간은 4일동안 청소에 10시간, 락스 1시간, 페인트 3시간이다.

비용은 페인트 2L 3만원, 실리콘 2개 8천원, 흡습제 12개 16천원, 곰팡이 제거제 5천원, 기타 1만원

업체에 맡겨서 해결하면 최소 20만원 이상이라는데...


없는 시간 쪼개서 작업한 것치고는 내 인건비 너무 싼 거 아닌가?

올해도 삽질은 계속될 것 같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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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8 01:04 2010/02/18 01:04